서론
합주 악보는 음정을 틀리지 않는 것만으로 완성되지만 독주 악보는 구성이 단촐하여 기계적으로 음만 따면 밋밋해지기 쉽다. 그리하여, 독주 악보의 밋밋함을 방지하는 다양한 테크닉이 오랜 시간동안 유저들에 의해 개발되었다.
국내의 코드하우스, 요코소 프로젝트나 일본의 에무에루 등 마비노기가 흥하던 2010년 전후로는 다양한 테크닉을 사용한 독주악보들이 범람했으나 저작권 문제로 악보 사이트가 전부 폐쇄되며 이 악보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마비노기의 하락세 + 독주 문화의 쇠퇴 + 합주 문화의 발달로 인해 이후 독주 악보는 양적, 질적인 하락세를 겪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나 악보 만들던 고등학생이 직장인이 되고서야 마비노기 모바일의 유행으로 독주 문화가 부활하는데... 이 글이 독주 문화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읽기 전 주의사항
- 이 글을 쓰는 사람은 음악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음. 음악이나 악기 관련 용어를 틀릴 수 있음
- 이 글은 악보를 여러 번 써본 사람을 대상으로 쓰였음
- 채보 목적이 아니라도 곡을 청음하는 능력은 필수적으로 요구됨
- 테크닉은 취향의 영역이므로 난잡하거나 마음에 안 들면 안 쓰면 됨
드럼 비트 섞기
가장 기본적인 반주 테크닉이다.
일반적인 보컬곡이라면 화음1은 베이스를 따오는데, 베이스는 보통 4비트나 8비트의 둥-둥-둥-둥이다.
우선 이 곡의 1분 10초부터 1분 35초까지를 들어보자
베이스와 드럼에 집중해서 들을 것을 권장한다.
베이스를 그대로 청음하면 이 예시와 같이 된다.
음이 틀리진 않았으나 유로비트 장르 특유의 쿵짝쿵짝 박자는 살지 않는다.
드럼이 킥이나 플로어 등 낮은 소리를 연주할 때에는 베이스 음을 낮게, 스네어나 하이햇 등 높은 소리를 연주할 땐 베이스 음을 높게 잡으면 드럼이 없어도 유사하게 박자를 살릴 수 있다.
이 테크닉은 대부분의 드럼이 들어가는 독주 악보에서 사용할 수 있으면 사용하면 좋다.
락이라면 '쿵짝쿵짝', 트로트라면 '쿵짜작 쿵짝' 등 다양한 장르의 리듬감을 살릴 수 있다.
슬라이드
위의 예시 코드를 듣다보면 0:11~0:12 넘어가는 부분에 음이 비어있음을 느낄 것이다.
실제로 한 소절에서 다른 소절로 넘어갈 때 소리가 비는 경우가 많고, 이럴 때 슬라이드 기법을 많이 사용한다.
슬라이드를 사용하는 경우는 크게 둘로 나뉜다
- 실제로 그 곡에 베이스 슬라이드나 그와 유사한 효과음이 들어간 경우
- 한 소절에서 다른 소절로 넘어가는 부분을 곡이 드럼으로 때우고 있을 경우 (우리는 드럼이 없어요)
예시는 상당히 직관적으로 들리는 슬라이드로, 다시 위 유튜브 동영상의 1:20~1:21 구간을 들어보자. 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우우웅- 소리가 들릴 것이다.
이를 우리 악보에도 한 번 넣어보자.
다른 부분보다 아까 밋밋했던 0:11~0:12 구간을 집중해서 들어보자.
0:11~0:12 이외에도 몇몇 구간에 슬라이드가 들어가있다.
슬라이드는 이렇게 32비트로 긁는다. 곡이 아주 느리다면 64비트로 긁어도 되지만 보통 그런 느린 곡엔 잘 안 들어간다.
굳이 종류를 세 가지 정도로 나누어볼 수 있다.
- 하향 슬라이드
- 상향 슬라이드
- V자형 또는 ^자형 슬라이드
하향 슬라이드는 가장 무난해서 일반적인 연결부에 많이 들어가고, 나머지는 주로 곡이 고조되는 부분에 들어간다.
슬라이드는 상황에 맞는 사용이 중요하고, 남발하면 곡이 매우 난잡해질 수 있으니 주의한다.
울림음
우선 이 곡의 도입부 0:08~0:19를 들어보자.
이 정도는 유치원생도 청음할 수 있다.
그러나 왠지 맛이 없다.
아하!!!
잘 들어보면 실제로 울리는 게 아니라는 걸 금방 알 수 있다.
악보를 보면 파란색의 화음2가 짧은 텀을 두고 작은 소리로 같은 음을 한 번 더 연주하는데, 이게 착각을 일으켜 마치 울리는 것처럼 들린다.
울림음은 마비노기 기준으로는 v6~v8을 쓰고 모비노기는 v7~v9까지 써도 무방하다.
예시는 울림음을 좋아하기 때문도 있고, 식별하기 쉽게 하려고 상당히 노골적으로 사용했는데 노골적인 게 어색하고 싫으면 볼륨을 낮추면 된다.
류트드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테크닉은 아니지만... 이 곡의 도입부처럼 드럼 아니고는 커버가 어려운 경우가 간혹 생긴다.
이럴 땐 류트/만돌린으로 드럼 소리를 흉내내는 수밖에 없다.
이렇게 저음부를 약 3음정도 위에서 아래로 64비트로 긁어주면 드럼 소리를 흉내낼 수 있는데
어떻게 해도 사실 물 먹은 허접한 드럼소리가 나기 때문에 그렇게 추천하진 않는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들리면 영 좋지 않고, 오히려 곡 중간에 한 번 들어가면 맛깔나는 경우도 있다.
맺으며
글에서 굵직하게 다룬 것 이외에도 반드시 알아야 할 잔기술들이 있다.
- 적절한 볼륨 조절 (필수)
- 소절, 또는 마디마다 적절한 악기 파트 채택 (화음 2가 실로폰, 바이올린, 코러스 등 다양한 악기의 역할을 수행)
- 짧은 음표나 톡톡 튀는 소리는 짧은 음표로 끊어치기
- 꺾이는 음, 드르륵 긁는 음, 꾸밈음은 듣고 실제로 똑같이 넣어주기
-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옥타브 화음으로 강조
IOSYS - 치르노의 퍼펙트 산수교실
각종 테크닉을 종합적으로 사용한 예시 악보
테크닉 그 자체보다 중요한 건, 어떤 테크닉을 어디에 넣을지 결정하는 센스이다.
아무리 좋은 테크닉도 어울리지 않는 위치에 필요 이상으로 쑤셔넣으면 안 넣으니만 못하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일단 음정을 안 틀리고, 매 부분마다 적절한 악기 구성을 고르는 것이다.
곡을 주의깊게 청음하고, 곡에 대해 높은 이해도를 갖추어 더 마음에 드는 악보를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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