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작패 소개(7) - 닌텐도 역만 특중(役満 特重) 초기형
역만 특중은 닌텐도를 대표하는 마작패로, 오랫동안 생산되어왔기에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오늘은 역만 특중의 초기형에 대해 다루어보려고 한다.
역만 특중의 초기형은, 붉은 케이스에 담긴 일반 역만 특중과 달리 부드러운 고동색의 케이스에 담겨있다.
붉은 케이스도 고급스럽지만, 그에 비해서도 더 고급진 느낌이 드는 케이스이다.
다른 패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케이스 왼쪽의 금속 조인트가 눈에 띈다.
50년쯤 됐을 것 같은 마작패와 케이스지만 여전히 깔끔하게 작동한다.
마작패 위키에 따르면 역만 특중의 제원은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다.
사이즈: 세로 25.4×가로 18.4×두께 16.2mm
중량: 약 16g
폰트: 관동 서체, 관서 서체
경계면: 직사각형
닌텐도 마작패에 빠질 수 없는 금색 글씨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옆쪽의 #15 스티커는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역만 특중 초기형은 이후의 역만 특중과 비교했을 때 크기나 무게 면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다.
하지만 디자인 및 구성에서는 몇몇가지 차이를 보인다.
우선, 닌텐도 고유의 관동 서체를 사용했다.
일반적으로 관동 서체는 꽤나 화려하지만 깔끔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닌텐도답게 관동 서체도 단아하다.
적도라패가 전혀 들어있지 않고, 어디에 쓰는지 모를 닌텐도 고유의 별 모양 조커패만 들어있어서 아쉽게도 적도라를 포함한 대국은 할 수 없다.
적도라를 포함하지 않는 것은 역만 특중 초기형을 포함해서 오래된 마작패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적도라의 유행이 비교적 최근의 일임을 알 수 있다.
역만 특중 초기형은 아주 독특한 1통을 지니고 있다.
일반적으로 '닌텐도 마작패'라고 하면 생각나는 거북 문양의 1통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반적인 1통도 아니다.
가운데의 꽃이 음각으로 새겨져있어 왠지 깔끔하면서도 강렬하다.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1통이다.
참고사진으로 첨부된 스탠다드한 디자인의 역만 신상아 1통과 비교하면 그 차이를 정확히 볼 수 있다.
거북이도 아주 귀엽다고 생각하고 좋아하지만, 이후의 닌텐도에서 이 1통 디자인이 폐기된 건 정말 아쉬운 일이다.
역만 특중의 초기형은 시장에서 찾아보기는 다소 어렵다.
비교적 많은 역만 특중의 물량에 비해, 초기형은 그 중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관서 서체의 역만 특중은 최근 닌텐도가 역만 신봉황이라는 이름으로 재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관동 서체를 지닌 역만 특중의 희소가치가 올랐기 때문도 있다.
이 마작패는 실금이나 깨짐이 없는 등 깔끔했지만, 손을 많이 탄 것처럼 보였고 인간이 낸 것으로 보이는 아주 작은 긁힘이 두 개의 패에 있었다.
긴 시간동안 이 마작패를 지녔던 사람들이 재밌게 마작을 쳤을 걸 생각하면 왠지 즐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