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 강좌 본편에서, 후로에 대해 설명한 바가 있다.
이때 깡에 대한 설명은 어물쩡 넘겼는데 그 이유는 깡이 나머지 두 후로에 비해 아주 복잡하기 때문이다.
초심자라면 깡은 그냥 치지 않는 편이 좋지만, 굳이 깡에 대해 이해하고 싶다면 이 특별편을 보길 바란다.
깡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아마도 마작보다 이 만화를 먼저 접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만화에는 깡을 치면 엄청난 행운이 붙는다는 설정의 주인공, '미야나가 사키'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워낙 깡을 사기적으로 치기에 깡이 엄청 좋은 건줄 알았다면 참 유감스러운 일이다.
깡은 사실 대부분의 상황에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니다. 별 거 아닌 깡으로 대박을 치기 때문에 저 친구가 만화 주인공인 것이다.
1. '깡'
깡이란, 완전히 같은 패 4개를 커쯔 1개로 취급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몸통은 깡쯔라고 부르며, 커쯔의 일종으로 취급한다.
2. 깡의 종류
깡은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안깡
자신의 손패에 4장의 완전히 똑같은 패가 모였을 때 선언할 수 있다.
안깡은 패 공개는 하지만 온전히 자기 패로 만든 것이므로 멘젠이 깨진 것으로 치지 않는다.
안깡은 리치 상태에서도 선언할 수 있다.
타가가 버린 패가 포함된 깡은 밍깡(명깡)이라고 부르는데, 대명깡과 소명깡으로 나뉜다.
대명깡
대명깡은, 내 손에 커쯔가 있는 상태에서 상대의 버림패로 선언하는 깡이다.
상대의 패를 가져왔으므로 치, 퐁과 마찬가지로 멘젠이었다면 멘젠이 깨진다.
퐁과 마찬가지로 어디에서 가져왔느냐에 따라 꺾어놓는 패의 위치가 달라진다.
소명깡(가깡)
소명깡은, 이미 퐁을 쳐서 만든 밍커가 있는 상황에서 그 패를 또 손패에 지녔을 때 선언할 수 있다.
좀전에 퐁을 쳐서 위와 같은 밍커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이때 내가 9통을 손패에 들고있거나 쯔모해왔다면 소명깡을 선언할 수 있다.
소명깡을 선언하면, 가져운 패는 눕혀놓은 패 위에 같이 꺾어서 올린다.
소명깡을 칠 땐 무조건 이미 비멘젠이기 때문에 더 이상 멘젠이 깨질 수는 없다.
3. 깡을 치면 바뀌는 것
영상패 1장 쯔모
마작에서 쓰이지 않는 14개의 패 중 맨 왼쪽 4개는 영상패이다.
영상패는 일반적인 방법으로 쯔모할 수 없다.
하지만 깡을 친 사람은 깡을 침으로써 패 4개를 몸통 취급하므로 사실상 패가 1장 줄어든 셈이 된다.
이 1장을 메꾸기 위해 깡을 친 직후 영상패에서 1장 쯔모해온다.
그리고 패산 맨 끝의 패 한 장을 왕패 쪽으로 옮겨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부수 대폭 증가
부판계산법으로 점수를 계산할 시, 깡을 치면 부수가 대폭 증가한다.
일반적으로 부수는 자잘한 점수만을 추가하지만 깡을 치면 점수가 유의미한 폭으로 바뀔 만큼의 부수가 증가한다.
도라표시패 증가
영상패를 쯔모해온 뒤에는 왕패에서 도라표시패 오른쪽 패를 뒤집어 도라를 한 개 늘린다.
위와 같이 7삭이 뒤집히면, 8삭도 새로이 도라에 추가된 셈이다.
만약 이렇게 된 판에서 누군가가 리치로 화료한다면 이렇게 추가된 도라표시패의 뒷면도 우라도라표시패 취급한다.
창깡 발생 가능
일반적으로는 버림패만 론할 수 있지만, 소명깡에 한해서 타가가 깡 치는 패를 론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타가가 이렇게 9통 밍커에 9통을 끼워넣는 소명깡을 쳤을 때, 내 대기패가 9통이라면 론할 수 있다.
사깡유국 발생 가능
한 국에서 여러 사람으로부터 깡이 총 4번 선언되었는데 아무도 나지 못하면 사깡유국이 발생한다.
지난 7년간 마작을 치면서 한 번도 못 봤을 만큼 보기 어렵다. 몰라도 되는 수준이다.
2판역 산깡쯔(삼공자), 역만 스깡쯔(사공자) 발생 가능
위와 반대로, 혼자서 깡을 3번 치면 2판역 산깡쯔의 조건이 달성된다.
또한 혼자서 깡을 4번 치면 유국되지 않고 오히려 역만 스깡쯔의 조건이 달성된다.
심지어 스깡쯔는 혼자서 4번 칠 동안 아무도 깡을 안 쳐야 하기 때문에 사깡유국보다도 더 보기 어렵다.
역시 지난 7년간 마작을 치면서 스깡쯔는 커녕 산깡쯔도 본 적이 없다. 몰라도 되는 수준이다.
4. 언제 깡을 쳐야하는가?
이렇게 깡의 효과는... 아주 애매하다.
영상패 1개 쯔모해오는 거로는 대단한 변화를 일으킬 수도 없고, 부수가 늘어나는 것도 많이 늘어서 좋다곤 하지만 판수가 늘어나는 거에 비하면 미묘하다. 도라표시패는 늘어봐야 남 좋은 일일 수도 있다.
특히 어떤 때 깡을 쳐도 되고, 어떤 때 깡을 치면 안 되는지에 대해 간략히 다루도록 하겠다.
물론 이 포스팅이 진리는 아니며 힌트만 줄 뿐 판단은 그때그때 본인 몫이다.
타가가 리치 걸었을 때 깡은 위험!
깡을 쳐서 도라표시패가 늘어나면 내가 도라가 늘어 이득을 볼 수도 있겠지만 리치를 건 타가는 우라도라까지 늘어나서 두 배로 이득볼 수 있다.
이 상태에서 깡을 쳤을 때 내가 도라를 취하고 내가 화료해서 이득을 볼 가능성보다 리치를 건 타가가 화료해서 이득을 보고 우라도라까지 취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심지어 소명깡이라면, 창깡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더욱 조심하자.
창깡을 당하면 상대에게 창깡이라는 역이 1판 더 붙기 때문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텐파이 상태에서 깡을 치는 편이 좋다
깡을 치면서 가져온 영상패로 화료하면, 영상개화라는 1판짜리 역이 추가된다.
'언덕 위에 꽃이 핀다'는 예쁜 이름을 가진 이 역은 만화 사키를 보고 마작에 입문한 사람들의 로망이다.
텐파이 상태에서 깡을 치는 게 바람직한 이유는 영상개화 때문도 있지만, 그뿐만은 아니다.
내가 텐파이와 먼 상태에서 깡을 쳐서 도라를 늘려봤자 그 이득은 나보다 화료에 더 가까운 사람이 볼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대명깡은 신중하게
안깡은 멘젠을 깨지 않고, 소명깡은 이미 멘젠이 깨진 상태에서만 선언한다.
하지만 몸통 개수를 늘리는 것도 아니면서 멘젠만 깨지는 대명깡은 신중하게 선언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깡으로 얻는 이득보다, 멘젠이 깨져서 보는 손해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초심자라면 멘젠일 때 대명깡은 어지간하면 치지 말자. 설령 그게 도라라도.
깡이 몸통을 깨는지 확인하자
위와 같은 상황에 2통이 한 장이 더 들어와서, 4장이 되었다. 깡을 치고 싶어 근질거린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깡을 치면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자.
웬걸, 깡을 안 쳤으면 1통 2통 3통의 슌쯔와 2통 2통 2통의 커쯔를 가질 수 있었는데
깡을 친 탓에 1통과 3통이 버려지게 생겼다. 심지어 남은 2통이 없기에 2통이 들어와서 슌쯔가 될 희망도 없다.
깡을 치기 전엔 이런식으로 깡쯔로 묶여버리면 안 되는 상황인지 꼭 한 번 확인하도록 하자.
리치 후 안깡에 주의
리치 후 안깡을 했는데 대기가 바뀐다면 영락없이 쵼보다.
한번 예시를 살펴보도록 하자.
현재 이런 모양의 패로 1통, 3통, 4통을 대기하는 텐파이 상태라고 해보자.
리치를 걸었지만, 리치 상태에서도 안깡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런데 이 상태에서 2통을 쯔모했다. 2통이 네 개가 보이길래 혹시나 영상개화가 될까 해서 깡을 쳤다.
어라? 깡을 치고 나니 대기패가 3통 뿐이다.
이렇게 대기가 바뀌는 리치 후 안깡은 쵼보에 해당하니 매우 매우 조심하고, 패를 이리저리 움직여보여 혹시 대기가 바뀌는지 꼭 확인하도록 하자. 자신없으면 리치 후에 깡 치지 말자.
물론! 리치 후 안깡이라도 대기가 바뀌지 않는 평범한 안깡은 당연히 쵼보가 아니다.
이처럼 사실 깡은 별로 주는 것도 없이 주의사항만 주렁주렁 달린 선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모두가 깡에 열광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이런식으로 깡을 쳤더니 내 깡쯔가 새로운 도라가 되는 기적적인 일이 심심찮게 생기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걸 영상개화로 화료한다면? 그날은 정말 뛸 듯이 기쁠 것이다.
이런 기적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라도, 무분별한 깡보다는 전략적이고 신중한 깡이 필요하다는 점을 항상 숙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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