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작패 소개(1) - 미즈노마루이치 왕조(王朝)

집에 워낙 마작패가 많아서 정리를 위해 작성하는 포스팅이다.

가장 무난하면서도 좋아하는 왕조패를 먼저 작성한다

왕조패는 근엄한 이름에 걸맞은 묵직함을 가진 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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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왕조패의 케이스

왕조패는 미즈노마루이치에서 제작한 고중량의 패로, 일반적으로는 위와 같이 붉은 벨벳을 두르고 금속 테두리를 지닌 케이스에 들어있다.

미즈노마루이치 이외의 회사에서도 왕조패를 복제해서 제작한 건지, 아니면 미즈노마루이치 폐업 후 대양화학에서 생산할 때 케이스가 바뀐 건지 위와 다른 케이스를 지닌 왕조패도 많이 있다.

나도 왕조패를 두 세트 가지고 있는데, 한 세트는 위와 같은 케이스가 맞지만 나머지 한 세트는 심플한 파란색의 케이스를 가지고 있다. 후자는 대양화학 생산분으로 추정된다.

 

왕조패의 케이스 내부 모습

마작패 위키에 따르면 왕조패의 제원은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다.

사이즈: 세로 26.5×가로 19.5×두께 16.5mm

중량: 약 18g

폰트: 관서 서체

경계면: 직사각형

 

왕조패의 디자인

왕조패는 서체로는 깔끔한 관서체를 택해서 가독성이 좋다.

 

왕조패는 닌텐도의 패가 아니지만, 닌텐도 패를 벤치마킹한 듯한 흔적들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다.

5장의 넓은 꽃잎을 써서 꽃보다는 둥그런 통처럼 보이는 통수패 디자인, 그리고 위아래 구분이 없는 삭수패 디자인은 닌텐도가 주로 채택하는 형태이다. 1삭 역시 닌텐도와 완전히 같은 디자인이다.

 

만수, 통수, 삭수 전부 가장 간략하고 깔끔한 디자인을 채택했고, 패 자체 크기가 다른 패들에 비해 약간 큰 편이라 요즘 나오는 데카체의 패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여백의 미가 진하게 느껴진다.

 

왕조패의 배면

배면은 황색이고, 대나무결 무늬가 들어가있다.

이 대나무결 무늬 역시 닌텐도의 특기 중 하나인데, 미즈노마루이치가 베낀 듯하다.

 

왕조패의 무게

제원에서부터 눈에 띄듯이 왕조패는 현존하는 리치마작용 수타 마작패 중 가장 고중량의 마작패이다.

(이 부분 역시 작은 사이즈 대비 고중량인 닌텐도의 특중패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특중과 눈에 띄게 다른 점이 있다면, 사이즈가 작지만 16g정도의 고중량인 특중과 달리 왕조패는 다소 큰 사이즈에 최소 17g부터 최대 18g이 넘어가는 압도적인 중량을 자랑한다.

무게가 곧 손맛인 마작패 세계에서 실용성으로 이 패를 압도할 패는 없다.

 

특중과 왕조의 두께 비교

그런데 무게를 이렇게 올릴 수 있는 거였으면 다른 패들은 왜 그러지 않았을까? 왜 왕조패만 유독 무거운 것인가?

그 비밀은 왕조패의 두께에 있다.

 

마작패 안쪽에는 무게를 증가시켜 손맛을 극대화하기 위한 철심이 들어가는데, 문제는 플라스틱 수지 안에 철심을 박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안에 들어간 철심의 팽창과 수축때문에 우레아 수지 마작패는 온도 변화에도 약하고, 깨지기도 쉽다.

그런데 무게를 늘리겠다고 더 큰 철심을 넣었다가는 내구성이 남아나지를 않을 것이다.

 

그래서 왕조패는 심플하게 두께를 늘렸다.

두께를 늘리면, 플레이 시 눈에 보이는 크기에는 큰 차이가 없으면서 들어가는 철심의 부피는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게다가 두툼함으로 인해 손맛까지 늘어나니까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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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패는 워낙 독특한 특징을 가진 패라, 일본 중고장터에서도 어렵지 않게 구분해낼 수 있다.

다른 마작패들에 비해 왠지 여백이 좀 많이 남아보이고, 좀 두꺼운 것 같고, 배면에 대나무결 무늬가 있고, 그런데 위아래 구분이 없는 삭수패를 가지고 있다면 거의 무조건 왕조패다.

전에는 일본 장터에 저렴하게 올라오는 경우도 많았지만 요즘은 입소문을 타서인가 쉽게 구하기 어려워졌다. 싸게는 5000엔부터 비싸게는 15000엔까지. 국내에서는 상태에 따라 15~20만원 선인 것 같다.

 

왕조패는 생산량이 많은 편이었는지, 고급 패 중에는 중고장터에도 자주 올라오고 흔한 편에 속한다.

일본 장터에서도 몇 달에 한 번이나 올라올까 말까 하고 한국에서는 일년에 한두 개도 보기 힘든 다른 고급패에 비하면 조금 존버하면 구할 수 있는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략하고 여백의 미를 살린 디자인과 극도의 실용성, 높은 내구성으로 인해 내가 좋아하는 패, 그리고 자금이 넉넉한 초보자에게 추천하고픈 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