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작에서 가장 큰 즐거움이 무엇일까? 바로 화료하는 즐거움이다.
하지만 마작에서 화료에만 집착하는 건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적만 보면 싸워서 이기겠다고 달려드는 것과 같다.
롤로 치면 대국 전체가 협곡 한 판이고, 각 국은 교전 한 번에 불과하다. 아무 때나 교전을 건다고 이기는 게 아니라 내가 레벨이나 아이템이 상대보다 좋은지, 내 챔프와 상대 챔프의 상성이 어떤지, 아군이 수적 우위에 있는지 등등을 고려해서 이기는 각일 때에만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마작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제는 판을 더 넓게 볼 때가 되었다. 다소 장난 같은 제목이지만 오늘 다룰 내용은 굉장히 중요하다.


마작은 소위 '운칠기삼'이라고 한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패를 쯔모하는 운이 70%는 차지한다.
그리고 조패 실력이 비슷한 작사가 네 명 있다면, 내가 가장 패가 잘 붙어서 승기를 잡을 확률은 고작 25%다.
그렇기에 언제 공격할지, 언제 수비할지를 잘 알아야 한다.
 
롤에서 수적 우위, 챔프, 아이템, 스킬 쿨타임 등을 고려해서 싸워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작에서 내가 지금 공격을 해야 할 때인지 수비를 해야 할 때인지 판단하기 위해 고려할 사항은 아래와 같다.
실은 공격과 수비의 판단은 매우 복잡하고 고려할 요소도 훨씬 더 많지만, 가장 기초적인 것들만 추려봤다.

  • 이번 국에서 자신의 친 여부
  • 이번 국에서 내 조패 속도와 상대의 조패 속도
  • 이번 국에서 내 기대 판수와 상대의 기대 판수
  • 내 순위 및 타가와의 점수 차이
  • 게임의 단계 및 오라스 여부

사실 초급 강좌를 읽는 여러분이 한 번에 전부 고려하기는 어렵다.
위에 있는 항목일수록 고려하기 쉬우며, 아래 있는 항목일수록 고려하기 어려우니 하나씩 배워보자.
 
 
1. 이번 국에서 자신의 친 여부
친은, 역패 1판이나 쿠이탕 1판으로 작게 작게 나더라도 친을 더 할 수 있으니 좋고 어쩌다가 크게 나기라도 하면 점수가 1.5배로 쏟아진다.
반면에, 상대가 먼저 쯔모로 난다면 나머지에 비해 친이 점수를 2배로 지불하는 '오야카부리'를 당할 수도 있다. 쏘이지도 않았는데 대단히 아프다.
때문에 내가 친이라면 후로를 통해 빠른 화료를 노리는 등, 평소보다 조금 더 공격적으로 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위험패를 막 던지며 역 생각 없이 아무거나 후로하라는 건 절대 아니다)
 
 
2. 이번 국에서 내 조패 속도와 상대의 조패 속도 / 내 기대 판수와 상대의 기대 판수
이 두 가지는 한 번에 고려할 필요가 있어서 한 번에 서술하기로 한다.
마작에서 공격은 언제나 리스크 테이킹이다.
빠른 조패는 안전하다. 타가가 따라오기 전에 먼저 공격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운 좋게도 패가 착착 붙어 빠르게 조패 된다면 점수가 강하든 약하든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내가 타가보다 조패가 느리다면?
이때에는 화료가 주는 이득과 위험패 타패가 주는 손해 사이에서 잘 저울질해야 한다.
거의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수비가 옳은 선택이다. 하지만 내 패가 정말 큰 패거나, 위험패를 거의 안 버리고도 텐파이에 다가갈 수 있다면 시도해봄직 하다.
 
타가가 어느 정도의 패를 만들고 있는지까지 짐작이 가능하다면 이 저울질이 좀 더 편해지지만, 초급 강좌 단계에서는 아직 어려운 이야기다. 이 글을 참조하자.
 
 
3. 내 순위 및 타가와의 점수 차이 / 게임의 단계 및 오라스 여부
조금 더 마작에 적응이 된다면, 순위에 따라서도 플레이 스타일을 바꿀 수 있다.
순위가 높을 때에는, 괜히 론 당해서 다른 사람에게 추격할 기회를 주는 건 삼가야 한다.
평소보다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기회가 주어질 때만 작든 크든 빠르게 나서 대국을 흘려보내는 것이 좋다.
 
반대로 게임의 후반인 남장에 돌입했는데 내 순위가 낮다면 이때부터는 역전을 노려야 한다.
따라잡아야 할 점수차가 크다면 가급적 높은 판수를 노리거나, 또는 친일 때 연짱을 통해 역전하는 게 중요하다.
다만 수비를 등한시하라는 건 아니며, 억지로 화료하려고 아무거나 버리다가는 점수가 재기불능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으니 기본적인 수비는 잊지 말자.

오라스에는 생각이 복잡해진다. 마지막으로 순위를 바꿀 기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때 4등이라면 점수 계산을 확실히 해서 꼴찌 탈출을 노려야 한다. 만약 애매한 점수로 자신의 꼴찌를 확정 짓는 화료를 한다면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반대로 1~2등이라면 당연히 대국이 빨리 끝날 수 있게 신속한 화료를 노려야 한다.


이러한 전술은 오프라인 마작에서도 유효하지만, 특정 등수를 달성하거나 회피하는 게 중요한 온라인 마작 랭킹전에서는 특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작혼'은 4등의 페널티가 매우 크므로 어떻게든 4등만을 피하려는 안전한 전략을 짜야 하고 '천봉'의 경우에는 1등의 보상이 크기 때문에 1등을 노리는 정교한 공격을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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